담소이야기

 

CEO 칼럼

공부

우스운 얘기일 수도 있다.

집안일 돕는다고 학부도 남들에 비해 오래 다니고,
대학원도 2개?나 다닌 내게 결혼은 좀 먼 얘기였다.

상황도 그래서 그런지 결혼에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상황은 별 남들이 반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인문대 철학대학원 석사 1학기.

결혼을 하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하는데.. 4학기도 아니고, 1학기다.

철학대학원은 공대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석사를 6학기, 심지어는 7학기까지 하는 사람도 있다. 공대면 거의 4학기,
좀 늦어야 5학기인데..
물론 철학이라는 학문의 특성도 있다. 그래도 길기는 길다.

욕심이 많기는 해서이지만, 만학도가 되어버린 내가 결혼을 해야겠다하고
생각이 되어지고 처음 한 것은..

서점에 간 것이다.

광화문의 대형서점인 교#문고.

가서 결혼 서적? 코너에 가서 일하시는 분을 찾았다.

"저 이쪽 코너 담당 좀 부탁드립니다." "결혼? 관련 서적 중에 최신 베스트셀러 말고,
나온 지 좀 됐지만 스테디셀러(꾸준히 잘나가는 책)가 어떤 것들이 있나요?
몇 권 부탁드립니다."

난 책이 필요하면 주로 대형서점에 간다.
그리고 그쪽 담당을 찾아 꾸준히 잘나가는 책을 묻는다.
최신 베스트셀러는 주로 사지 않는다.
한때만 반짝하고 금방 사그라드는 경우를 많이 봐서다. 또 내 경험치도 그렇다.

나의 정신세계에 최신버전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

깊이의 문제이지.

어쨌든 그렇게 '한권 더요, 한권 더요'를 부탁해서 4,5권을 추천 받았다.
그리고는 또 내가 보기에 괜찮아 보이는 책을 찾는다.
그렇게 해서 최종 선별된 책은 7,8권.

이제는 앉아서 읽어볼 시간.

한, 두시간을 앉아 대강? 두루 보고, 최종 3권을 샀다.

결혼을 해야겠다고 생각이 들고, 무슨 서적에 가냐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좀 우스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중간고사만 해도 2주, 열흘간 밤새며 공부를 하는데, 하물며 인생에 그렇게 중요한
결혼을 하는데는 왜 공부를 하지 않는가? 도대체 공부는 언제 해야 하는 것인가?

난 참으로 답답하다.

난 그때 산 그 책이 지금도 서재에 꽂혀있다.
과하게 얘기를 하면 그 책으로 지금의 안사람과 결혼하게 되었고,
결혼생활?을 하면서 내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가치관들에 도움이 되었다.

하물며 중간고사만 되도 2주, 열흘을 밤 새는데, 왜 자신의 인생에서 이렇게 중요한
결혼에는 공부를 하지 않는가?

진정 우리가 알아야 하고, 공부를 하여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영어단어? 만유인력의 법칙?

이미 결혼을 해서, 지나갔다면.. 그렇다면 당신의 집에, 서재에 '행복'에 대한 책은 몇 권이나 있는가?

진정 우리가 공부를 하여야 하는 것이 무엇인가?


2015. 07. 17 담소 대표 오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