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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이야기

 

CEO 칼럼

가장 유해한 존재

이번 칼럼은 별반 좋아하지 않을 주제 일 수도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
46억년의 나이를 가지고 있다.

거기에 인간이라는 종이 몇 만년 전부터 이 땅에 살아 왔다.

이 칼럼은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한 이야기 이다.

나의 젊은 날은 참 하고 싶은 것도, 해야 할 것들도 많았다.

학부 다니던 어느 여름.

한강 물줄기의 시작인 설악산 어느 줄기부터 잠실까지 보트를 타고 한강을 횡단 한다는
모집기사?를 보고 신청을 하였다.

흐르는 물일 줄 알았던 한강이 사실은 별반 그렇게 흐르는 물이 아니었다.

다 댐으로 막아 놓아서 그런거였다.

약 40여명의 젊은이가 6~8명씩 무동력 보트에 팀으로 나누어 타서 그 보트를 노를 저어
잠실까지 왔다. 강원도 어귀에서 잠실까지.
(난 지금도 잠실대교를, 88도로를 지나며 도착했던, 마지막 입성지였던 잠실 그 나루터를 보곤 한다.)

한여름의 강에 떠서 하루 종일 노를 젓는 거는 생각과는 많이 다르게 상당한 고역이었다.

학부생들도 몇 있지만, 한강 생태계 조사(답사), 청소라는 명목도 있어서 사진작가, 스쿠버다이버 등
여러 분야의 사람이 참여되었다.
(나도 스쿠버다이버가 가능한 학부생으로 참여가 허락?되었다. 지금은 스쿠버다이버 라이센스가 있지만,
그때는 몇 번 체험한 준비생?으로 준비생이란 말을 빼서 참여가 되었던 듯 싶다.)

모두의 목표는 한강 줄기로 국토 횡단이었다.

저녁이 되면 다들 고단하고, 지친 몸으로 토론회에 참석해야 했다.

자연과 인간. 이 국토의 가치.

어느 참석자가 발표를 했다.

'이 국토, 자연은 우리의 것으로, 잘 보존?하여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언뜻 들으면 맞는 말 같다.

그러나 실은 그렇지 않다.

이 땅이 우리의 것이라고?
사실 우리는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한 종일뿐이다. 이 지구에 토끼라는 종이 살고 있고, 호랑이라는 종이 살고 있듯이, 인간이라는 종이 살고,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지구는 우리의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시대에 지구에 살고 있는 많은 종 중에 인간이라는 종을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것이 우리들 자신이라 잘 모른다

과연 인간이라는 종은 지구에 어떤 존재일까?

답은 애석하게도 '가장 유해한 종' 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종인 거북이도, 독수리도 자연으로 와서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다가 다시 자연의 일부로 돌아간다.
그 종들까지 합쳐져서 자연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이 지구상에서 어떤 존재일까? 자연의 일부일까? 우리는 평생을 자연을 파먹고,
파헤치고, 파괴만하는 존재는 아닐까?

여기 이 땅에 300년 전, 아니 20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였다.

1816년 조선의 우리는 나무를 잘라 땜감을 썼고, 누애에서 옷을 만들었다. 그때 우리가 쓰고 남은, 버리는 것이 쓰레기였을까?
탄 나무재가? 순면의 옷이?...
다른 형태의 자연은 아닐까?

그러나 200년 후인 이 땅의 인간이 쓰고 있고, 버리는 거의 모든 것은 자연의 일부가 아니다.
콜라의 페트병이 그렇고, 석유에서 추출된 나일론으로 만든 우리가 버리는 옷이 그렇다.
내가 글을 쓰고 있는 이 pc, 스마트폰도 그렇다.

또한 인간은 아주 많은 다른 종을 해치고 있으며, 아예 종 자체를 없애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종들이 없어지고 있다고 하지 않는가?

자연의 일부인 다른 종에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이 지구에게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단연코 가장 유해한 존재이다.

지구가, 이 땅이, 나의 것이 아님에도 내가 소유할 수 있고, 파헤쳐 먹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아주, 가장 큰 유해한 존재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거의 모든 사람이 이 지구상에 인간으로의 종은 어떤 존재일까에 대해, 어떤 존재이어야 하나에 대한 지각, 인식이 없다는 것이다.

서두에서 얘기한 별로 기분 좋은, 좋아할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하고, 가장 유해한 존재로의 인간이 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

난 재활용 쓰레기통 자체가 없는 곳을 너무나 많이 본다.

어느 유명 프랜차이즈인 커피집에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려고 찾아보니깐 일반 쓰레기통 밖에 없다.

'여기는 재활용 안하나요?' 하고 물으니깐, '우린 안합니다' 라고 당당히 답한다.

'그럼 당신은 이 지구에 무엇을 하시나요?'

점원의 당당한 답변에 나도 모르게 튀어 나온 말 이었다.

그러나 정말 생각해보자.
우리는 이 지구에 무엇을 하는가? 파손하고 파헤쳐 먹기만 하는가?
그런 존재로만 이 지구에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2016. 01. 09 담소대표 오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