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 4학년 대학원을 준비할때 교수님이 해주신 이야기이다.
교수님은 우리 학교 선배이셨다.
학부를 졸업하시고 석, 박사는 미국의 아이비리그에서 학위를 받으셨다.
나름 학부 때부터 수석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셨다.
그 교수님이 학부, 석사, 박사를 하면서 느낀 것이라 하셨다.
학부 때는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많이 알고, 제일 잘 하는거 같더라.(전공부분에 국한된 것이다. 그 마음 이해는 간다)
그런데 대학원 석사 과정에 들어가니깐,
이건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이제는 뒤바뀌더라..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자기만 모르는 거 같더라.
그리고 이제는 박사 과정에 들어가니깐,
또 바뀌더라.
자기도 모르고 주위 사람들도 모르고..
그러면서 이것이 학문의 과정이 아닌가 싶다. 하셨다.
자기가 제일 잘 났고, 제일 많이 아는 거 같고.
그러나 더 공부를 하다 보니, 자기만 모르는 거 같고, 그러다가 경지가 더 올라가니깐
이제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학부 때 이제 나도 좀 알고, 잘한다고 자만이 차기 시작하는 때쯤 교수님 말씀을 들어서 그런지,
내게는 기억에 남고 새겨지는 말씀이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이런 말들이 모두 같은 의미로 대동소이 한 것 같다.
위의 교수님의 말씀이 꼭 학문에만 관계된 얘기는 아닌 듯 하다.
학문도, 인생도 깊이가 깊어감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비슷하지 않을까?
또 이렇게 깊이가 깊어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알고, 현재의 나의 모습은 어떤지 반추해 본다.
2017. 08. 08 담소 대표 오응석